[서울=뉴스핌] 노민호 허고운 기자 = 북한은 18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을 앞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무익한 회담은 흥미 없다"고 밝혀 주목된다.

한국과 미국의 연합훈련 중단 결정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보자"라는 '러브콜'이 나온 직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고문은 이날 담화를 통해 "나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서 새로운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그러면서 "지난해 6월부터 조미사이에 세 차례의 수뇌상봉과 회담들이 진행됐지만 별로 나아진 것은 없다"며 "지금도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서 그 무슨 진전이 있는 듯한 냄새만 피우며 저들에게 유리한 시간벌이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에게 무익한 그러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 이상 미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며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유예 결정에 대한 '반대급부'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당신(김 위원장)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빨리 행동해 협상을 끝내야 한다. 곧 보자!"라고 적었다.

이를 기점으로 일각에서는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결렬로 끝난 스톡홀름 북미실무협상 이후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북 발언이자, 최근 한미연합훈련 잠정 중단 등 미국의 '대북 유화 제스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생각이 달랐다. 섣부른 3차 북미정상회담을 예단하기보다 미국의 '새로운 셈법'이 전제된 북미실무협상을 먼저 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는 북한이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고문의 담화는 '도와줄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합의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김정은의 불쾌감이 표출된 것"이라며 "김 고문 명의를 빌려서 전한 것이고 미국이 양보해야 (정상회담이 아닌) 실무회담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개인명의 담화를 적극 활용하는 것 같다"며 "한미가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성의를 보여도 북한은 (반대급부를) 더 달라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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