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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트럼프의 무서운 ‘빅딜(Big Deal)’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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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준혁 정치부장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DMZ(비무장지대) 판문점을 넘어 북녘 땅을 밟았다.

전날까지도 과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지 누구도 예단하지 못했던 터라, 외신들도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고 긴급 타전했다.

      이준혁 정치부장

심지어 청와대에서도 김 위원장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드라마틱했다. 지난 2.27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김정은 두 정상간 간극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함께 남북 경계선을 넘는 순간 세간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 넘어버렸다.

더 놀라운 것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스케줄이다. 하루 동안 무려 세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전 10시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이 첫 번째요.

1시간 뒤 청와대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 두 번째다.

그리고 오후 3시 56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의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세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30시간을 한국에 머물면서 정·재계 최고위층은 물론 김정은이라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가장 휘발성이 큰 뉴스메이커까지 자기 앞으로 이끌어냈다. 쉽게 말해 1석 3조를 얻어냈다.

외교가에선 ‘딜(Deal, 거래 또는 협상)’에 능한 트럼프의 비즈니스 외교술이 유감없이 발휘된 하루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유리한 고지가 아니면 바로 뒤로 물러선다는 트럼프. 과연 그가 하루에 세차례나 한국의 최고위급 회담을 강행하면서 얻고 돌아간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울 로이터=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경제인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으로 김승연 한화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이 보인다.

⓵첫 번째 : 재계 총수들과 회동...“한국 기업에 ‘투자’ 독촉장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재계 대표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 18명이다. LG그룹에선 젋은 구광모 회장 대신 권영수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하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재계 총수들이자 경제 리더들이다.

문 대통령조차 이들을 일시에 한 자리로 불러 모으기 쉽지 않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 재계 대표들을 자신의 숙소로 이른 아침부터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미국 투자를 발표한 신동빈 롯데 회장을 극찬하는가 하면, 재계 1·2위 기업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직접 호명해 자리에서 일어서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언론은 물론 전 세계 외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롯데의 대미 투자액 3조 6000억원을 직접 거론했다. 미국에 투자한 기업에 대해 확실한 마케팅 홍보 대행을 자처한 것이다.

반면 삼성·현대차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회동 이후 재계에선 볼 멘 소리가 이어졌다. 대미 투자를 안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 미중 무역분쟁으로 현지 투자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기업들을 초청해 투자를 부탁했기 때문에 대미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들은 속도를 내고, 고민했던 기업들은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인사는 “문 대통령이 올 초부터 계속 재계 대표들을 만나고,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기업 투자를 요청해왔는데 우리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고 했다.

이 인사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방에 국내 대표기업 총수들을 움직이는 것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지더라. 청와대 정책실장 100명이 있어도 못할 일을 1시간 만에 해내니 진짜 기가 막힌다”고 놀라워했다. 

[서울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6.30.

⓶두 번째 : 한미정상회담...“시 주석 보고 있나” 북중 동맹에 ‘맞불’

트럼프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 만난 1시간 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불과 하루 전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충분히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 굳이 한국에서 문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과 질의응답까지 진행했다.

이에 대해 외교가의 한 전문가는 “지난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북중 우호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킨 사례가 오버랩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오늘 한미 관계를 위대한 동맹이라고 표현한 것도 의미심장했다”고 덧붙였다.

북중 동맹이 강화되는 국면에서 동북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 한미 동맹의 끈을 다시 단단히 조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등 기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판문점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6.30.

⓷세 번째 : 북미정상회담...中 그리는 다자협상 막고 북미 양자구도 틀 유지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남북 경계선을 넘나드는 장면이었다. 문 대통령까지 두 정상 간 회담의 조연을 자임했을 만큼 확실한 ‘투톱’ 주연 영화였다.

불과 이틀 전 시 주석과의 미중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의도를 전달 받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그림자는 물론 한국의 중재자 역할까지 무색하게 만들었다. 명실공히 다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주재자로 나선 순간이었다.

사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은 비핵화 판도를 완전히 뒤짚어 놓는 분위기였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아 남북미 대화에 끼어든 형국이다. 실제로 최근 시 주석은 공공연히 비핵화 다자협상을 새로운 카드로 꺼내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이블에 마련된 의자가 단 두 개 뿐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공식화했다. 심지어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했던 문 대통령마저 스포트라이트(조명)를 받는 주연 테이블에 초대 받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 54분 판문점에서 혼자 걸어나올 때,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주재자는 결국 자신 뿐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린 것이다.

이제 숙제는 문 대통령에게 주어졌다. 최근 북한의 거친 태도로 볼 때,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중재를 맡기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의 역할이 모호해진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어젠다를 정권의 최우선순위에 놓았던 만큼 동력이 떨어질 경우 국내외적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당장 보수정당들은 한반도에서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상실한 친북 정권으로 낙인 찍을 수 있다. 김 위원장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한국 정부의 패싱 우려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잘 버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어차피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에게까지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터다.

외교는 철저히 실리라고 했으니,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딜(Deal)' 외교, 실리 외교를 펼쳤으면 싶다. 전쟁에서 병력 손실 없이 이기는 것이 최고의 지휘관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을 다시 엮어야 할 상황이라면 그 때 나서면 되는 것이고, 그들이 원치 않는다면 당분간 멀리 보는 타임 스케줄을 짜도 나쁘지 않다.

2년 동안 체력 소모가 심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취임한지 얼마 안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뜨거운 김정은과 차가운 트럼프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 시기에 다시 경제 위기설이 난무하는 내치에 상당부분의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다시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찾는 길목에서 느긋하게 북한산 약수 한통 들고 서 있어도 좋지 않겠는가.

이제부터 다시 한반도 비핵화 시계는 빨라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로선 시간에게 시간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유연성과 인내심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jh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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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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