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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열의 고고클럽] 시니어 인턴, 시니어 일자리

기사입력 : 2019년04월03일 17:27

최종수정 : 2020년03월10일 16:24

고고(GoGo)는 (Go Global & OnLine)의 준말입니다. 1980년대 신나게 흔들었던 '고고춤'처럼 강소기업을 향해 신나게 도전하자는 구호입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전략을 소개합니다.

"영화 '인턴'을 보셨나요?"

70세 로버트 드니로가 의류회사 인턴으로 나오는 영화. 청년 인턴을 구하고 있던 30세의 젊은 여성 CEO 앤 헤서웨이는 70세 인턴 지망자의 절실한 눈빛과 진지한 표정, "저에겐 아직 부르지 못한 음악이 남아 있어요"라는 말에 채용하게 된다.

[사진=영화 '인턴' 스틸]

영화는 40년 이상 경륜을 활용해 젊은 기업인의 성급한 회사 매각을 막고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게 돕는다는 훈훈한 스토리를 담았다.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는 영화 속 대사를 들으면서, 만약 55세 이상으로 된 시니어인턴협회가 있다면 필자도 회원으로 등록해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 회사에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니어를 인턴이 아니라 창업 파트너로 모시는 정책도 선을 보였다. 예를 들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작년에 선보인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경력 10년 이상 40세 이상의 퇴직자가 청년과 팀을 이뤄 세대융합 방식으로 창업할 경우 창업보육센터에 입주시키고 멘토링을 해준다. 전국 8개의 캠퍼스 가운데 서울 여의도역에 있는 사무실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의 대표자 몇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30대의 젊은 CEO는 "경륜 있는 시니어 멤버로부터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60대의 나이 지긋한 대표자 또한 "패기 넘치는 젊은 파트너가 첨단 정보화기술을 활용하여 온라인과 모바일 마케팅 부분을 도와주니까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호평했다.

'60세 이상만 고용합니다'라는 책에 나오는 일본 가토제작소의 사례를 보면, 납기를 맞추기 위해 60세 이상 파트타이머들을 모집했는데 예상보다 경쟁률이 훨씬 높았으며, 시니어들은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만 출근하고 하루에 4시간, 1년에 90일 근무했다고 한다. 고령자 고용 덕분에 공장을 365일 가동할 수 있게 된 이 회사의 근무자 평균연령은 평일 39세, 주말 65세다.

영화 '인턴', 중기부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프로그램, 일본 '가토제작소'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시니어 일자리를 시혜와 복지 차원에서만 접근할 일은 아니다. 시니어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그 업무에 적합한 생산성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한국 노인인력개발원에서 2천여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근로자의 경우 생산성도 40대 근로자의 70%에 달하고, 연령이 올라가도 생산성이 크게 줄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 노동부도 "고령 근로자는 판단력이 우수하고 업무의 질을 중시하고 근태와 시간도 잘 준수한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해 있고, 조만간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남성의 평균수명은 78세, 여성의 평균수명은 85세에 근접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된 시점에서 60세를 전후한 시니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구매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도 호황을 이루면서 일본과 같은 '시니어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워라밸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트렌드 하에서 심신의 건강을 중시하고 관리한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1983년 73세의 나이에 '반도체'라는 새롭고 위험한 분야에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졌다. 호암의 청년 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삼성과 한국경제가 있다. 올해 100세가 되는 김형석 교수는 베스트셀러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의 전성기는 60세 이후부터였다고 하면서, 은퇴 이후의 일거리 준비가 필수라고 충고하고 있다.

조만간 다가올 100세 시대를 대비하여 시니어 인턴을 늘리고, 고령친화적 시니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추세 하에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김기석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 donykim@kosbi.re.kr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 △재정경제부 장관정책보좌관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 이사대우 △제6대 중소기업연구원 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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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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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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