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2-4) 독이 된 시장경제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누구도 예측못한 거함의 침몰...러시아연방 민주주의 폐해 속출
옐친, 내란직전 보수진영 의사당 포격...1000명 이상 사망설
옐친 '우와좌왕' 통치에 실망...푸틴 '강한 러시아' 지향에 환호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소련을 승계한 옐친의 러시아 연방은 처음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표방하며 힘차게 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러시아 역사상 가본 적도 없는 그 길을 간다는 것은 험난하기만 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격이었다.

옐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습되지 않은 민주주의’의 길을 간다는 게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시장경제의 허점이 노정되기 시작했는데 단적인 예로 피아노를 치는 피아니스트 보다 피아노를 운반하는 짐꾼의 수입이 훨씬 많은 역설적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지식인들 사이에 ‘이건 아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1995년 9월 연설 자료사진. 2018.01.01.

◆옐친 러시아연방, ‘학습되지 않은 민주주의’...1998년 모라토리엄 선언

무엇보다 소비에트라는 이름만 없어졌을 뿐 권위주의적 시스템은 달라진 게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등 서방의 원조에 의존해 경제를 살려보려고 했으나 공산체제의 특권층인 노멘클라투라의 배만 불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전체적으로는 가격 자유화와 민영화라는 충격요법을 조급하게 추진한 결과, 국가적 파산에 가까운 지경에 이르렀다.

러시아 전체 사회의 5%를 치지하는 이른바 ‘노브이 루스키’라는 신흥부자와 ‘올리가르흐’라는 과두재벌이 국가재부의 대부분을 손아귀에 넣었다. 이는 심각한 국부유출과 국가재정파탄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었다. 마침내 1998년 옐친 정부는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유예)을 선언하게 되었다. 시장경제 실험에 실패한 러시아는 ‘세계의 병자’라는 불명예를 지게 되었다. 서민 생활이 해체직전의 소련 시절보다 더 고달파졌다는 원성도 들어야했다.

소련붕괴 후 독립한 벨라루시의 슈스케비치 최고회의 의장 겸 국가원수와 기자화견하는 모습(92년 3월) 슈스케비치 왼쪽으로 장행훈 동아일보 유럽총국장 겸 모스크바 특파원과 필자. [사진=뉴스핌DB] 

◆옐친, 내란 직전 보수진영 최고회의 의사당 포격...1000명 이상 사망설

옐친은 정치적으로도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옐친의 급진개혁진영과 최고회의(의회)주도의 보수진영간 격렬한 정쟁으로 나라가 두 쪽으로 쪼개질 판이었다. 내란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자 옐친 정부는 93년 10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기에 이른다. 탱크를 동원, 보수파의 총본부격인 ‘벨르이 돔’(최고회의의사당)으로 불리는 최고회의 의사당을 포격, 제압하는 초유의 강경조치를 취했다. 군 동원을 꺼려한 군부를 설득해 무력진압에 나선 것인데 사실상 친위 쿠데타와 마찬가지였다.

미국 CNN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방송사들이 포격현장을 생방송으로 중계해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당시 필자는 의사당 건너편 우크라이나 호텔 근처에서 취재했는데 의사당 포격의 진동과 의사당내 보수파 진영에서 퍼붓는 요란한 대응사격 총성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 과정에서 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로 10월 사태는 험악했다.

◆옐친 우왕좌왕 통치에 실망...푸틴 ‘강한 러시아’ 지향 선호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정치의 추이를 보면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옐친의 우왕좌왕식 통치에 실망하면서 ‘강력한 공권력’을 바라는 역설적 현상이 사회전반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미 정치적으로 무기력해진 옐친은 후계자로 선택한 푸틴에게 권력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치적 안정과 사회적 질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끝이 안보이는 위기에 빠졌던 러시아가 원기를 회복하며 강대국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러시아인들 사이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소련의 해체가 국가적 재앙이자 민족적 수치였다는 감정이 일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푸틴은 철권을 휘두르며 대내, 대외적으로 민족주의 성향의 ‘강한 러시아’를 지향하고 있다. 스탈린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도자 모습은 ‘새로운 차르’라는 별명이 딱 들어맞는다. 마치 고대 로마에서 내란을 수습, 최후의 승자로서 초대 황제가 된 카이사르의 양자 옥타비아누스 즉 아우구스투스와 같은 압도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 같다. 러시아인의 민족적 DNA에는 민주적이고 온건한 지도자보다 독재적이더라도 질서와 안보를 확실히 챙기는 지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다분하다는 평판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년연설을 하고 있다.2018.01.01.

◆‘새로운 차르’ 푸틴의 러시아...소련시절 영광 회복위해 절치부심

러시아의 역사를 보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잠재적인 역량을 발휘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역사적 사례들이 많다. 과거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 1차 대전 당시의 위기와 뒤이은 내전, 그리고 2차 대전 당시 사상 최악의 전투를 벌인 독·소전쟁이 그것이다. 나치 독일군과 소련군의 대결상황에 대해 어느 군사전문가는 재미있는 비유를 했다. 독일군을 예리한 칼을 든 무술절정의 고수로, 이에 대항하는 소련군을 커다란 몽둥이를 마구 휘두르며 맞서는, 덩치만 큰 촌뜨기로 비유했다.

처음부터 승부는 뻔한 듯 했으나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즉 독일군은 예리한 칼로 몽둥이만 이리저리 휘두르는 우직한 촌뜨기를 마구 찔러 막바지까지 몰아치긴 했으나 제풀에 지쳐 나가 떨어진 반면 버텨낸 촌뜨기 러시아군은 점차 상대방에 대응하는 전술과 모략을 익히고 더 발전시킨 끝에 회심의 역습으로 최종 승리를 거두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푸틴의 러시아가 소련시절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면서 예리하게 칼을 갈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스크바의 대조국전쟁 박물관 앞 승리광장에 전신돼있는 각종 무기들. 2차 대전 당시 소련군이 나치 독일군을 파멸시키는데 사용했던 핵심 무기들이다. [사진=뉴스핌DB]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2심' 판사 숨진 채 발견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던 신종오 서울고법 판사가 6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신 고법판사는 이날 오전 1시께 서울고법 청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투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 중이다.  신 고법판사는 올해 2월부터 서울고법에 배치받아 김 여사의 주가조작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지난달 28일 김 여사에게 1심보다 무거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2094만 원을 선고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던 신종오 서울고법 판사가 6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사진=뉴스핌DB] hong90@newspim.com 2026-05-06 09:38
사진
쿠팡, 1분기 3545억 영업손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Inc가 올 1분기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적자 전환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35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 적자 규모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여파와 대만 등 신사업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스핌DB] ◆매출 2개 분기 연속 감소세...적자 전환쿠팡Inc는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를 통해 매출 85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79억800만달러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올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465.16원)을 적용하면 매출은 12조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4876억원) 대비 8% 늘었다. 다만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12조8103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이번 분기 성장률은 8%에 그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이 깨졌다. 수익성은 크게 후퇴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로 전년 동기 1억5400만달러(약 2337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2억6600만달러(약 3897억원)로 전년 동기 1억1400만달러(약 1656억원)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번 영업손실 규모는 약 4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본업 성장 둔화 뚜렷…활성 이용객 증가세도 주춤 세부적으로 보면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71억7600만달러(10조5139억원)로 전년 동기 68억7000만달러(9조9797억원) 대비 4% 늘었다. 작년 4분기(12%)보다 성장률이 크게 하락한 수준으로,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에비타(EBITDA, 3억5800만달러) 역시 같은 기간 35% 감소했다. 이 기간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2% 늘어나는 데 머물며 성장세 둔화가 뚜렷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2460만명) 대비 감소한 수준이나, 프로덕트 커머스 고객 1인당 매출은 300달러(43만9540원)로 전년(294달러·42만7080원) 대비 3% 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대만 타오위안에 위치한 쿠팡 대만의 네 번째 스마트 물류센터 전경. [사진=쿠팡 제공]  ◆신사업 확대에 적자 심화…현금흐름 동반 악화 반면 대만 로켓배송·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3억2800만달러(1조9457억원)로 전년 10억3800만달러(1조5078억원) 대비 28% 신장했다. 해당 부문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3억2900만달러로 확대되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현금흐름도 둔화됐다. 최근 12개월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16억달러로 전년 대비 4억2500만달러가 감소했고, 잉여현금흐름(3억100만달러)도 같은 기간 7억2400만달러 줄었다. 올 1분기 쿠팡의 적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을 위한 보상 비용과 신사업 투자 확대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고객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사고 사실을 통보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2026년 1월 15일부터 약 12억달러(약 1조6850억원) 규모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했다"며 "구매이용권은 판매 가격과 해당 각 거래의 매출액에서 차감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출과 수익성에 모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구매이용권 사용은 지난달 15일 종료됐다.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치도 크게 밑돌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 대비 영업손실 규모가 5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쿠팡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약 3~4% 하락 거래되고 있다. 한편 쿠팡Inc는 이번 분기 3억9100만달러 규모(204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쿠팡Inc는 이사회가 자본 배분 전략의 일환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추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nrd@newspim.com 2026-05-06 06:2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