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홍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린 2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은 평소의 엄숙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모여 있다. /이보람 기자 brlee19@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의 구형과 최후 변론 시작 2시간 여 전부터 소란스러웠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법원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근혜 무죄”를 외쳤다.

법원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판이 열리는 417호 법정 출입구 외 다른 통로를 방화문으로 막아 철저히 통제하고 평소보다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방청권을 소지해도 태극기 등을 소지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었다.

오후 재판이 시작되기 전, 박 전 대통령의 결백을 주장하는 방청객과 엄벌을 주장하는 방청객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재개된 결심 공판에서 20여 분 간 박 전 대통령 구형에 대한 논고를 이어갔다. 한 방청객은 검찰이 “피고는 최서원의 국정 개입에 대한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이를 부인하는 등 온 국민을 기만하였다”고 말하자 “기만 안 했다”고 소리쳐 직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어 검찰이 최종적으로 30년을 구형하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게 말이 되냐”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검찰 측에 불만을 표시하기라도 하듯, 도중에 법정을 퇴장하는 방청객도 있었다.

반면 나머지 방청객들은 검찰 구형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박승길 변호사가 최종 변론에서 “실수가 있어도 피고가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걸 감안해 달라”며 울먹이자 일부 방청객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최연소 방청객인 고등학생 김상원(19) 군은 “촛불시위에 참석하기도 하고 평소에 이 사건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나이를 생각하면 30년 형은 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오랜 팬을 자처한 박옥자(77) 씨는 “30년은 너무 심하다. (구형을) 0.1%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 결혼한 사람이다. 아무 잘못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4월 6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고홍주 기자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