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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존재 가치 전하는 두 남자의 진한 愛…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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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 역의 김주헌(왼)과 발렌틴 역의 박정복

[뉴스핌=황수정 기자] 인간은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노력해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본능적으로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을 찾고 자기 방어 기제를 적용하며, 자기합리화 한다. 자신과 다른 생각, 성향을 갖고 있는 이에게는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아도 거부감을 갖는다. 최근에는 이러한 행태를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인 '내로남불'이란 말로 풍자하기도 한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더욱.

시대가 변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종교적인 이유나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하거나 혐오하고 있다. 그러나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혹은 무관심한 사람들 중 정말로 이해하고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저 막연한 정보나 감정, 혹은 주입식 교육 등으로 섣부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그들이 교감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남자들의 사랑'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을 전한다.

발렌틴 역의 김선호(왼)와 몰리나 역의 김호영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연출 문삼화)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동명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공연돼 평단과 관객에게 호평 받았으며, 2015년 재연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낭만적 동성애자 루이스 알베르토 몰리나와 반정부주의자 정치범 발렌틴 아레기 파스가 감옥 안에서 사상과 이념을 극복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감방에서 갇힌 두 사람. 감옥 생활의 따분함을 조금이라도 탈피하기 위해 몰리나는 발렌틴에게 '표범여인'이 등장하는 영화 이야기를 해준다.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을 최고 이상으로 꼽는 냉혈한 발렌틴은 이야기에 트집을 잡는가 하면, 사상에는 관심 없고 현실도피적인 몰리나를 적대한다. 그러나 폐쇄적인 공간인 감옥 안에서 감시를 받으며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것, 듣는 것,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이다.

발렌틴 역의 문태유(왼)와 몰리나 역의 이이림

극 중 영화 이야기는 몰리나와 발렌틴의 상황을 대변한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키스를 하면 표범으로 변해 상대를 죽이고야 마는 표범여인. 몰리나는 영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외로움, 사랑과 아픔 등에 대해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물론 이는 극의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죽지 않기 위해 매일 밤 이야기를 해야했던 천일야화처럼 두 사람은 아플 때도, 힘들 때도, 매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발렌틴과 몰리나의 감정은 흐르는 시간만큼 켜켜이 쌓여간다. 그것이 사랑인지 우정인지 연민인지 동경인지 알지 못한 채. 이 과정에서 몰리나는 자신을 여성이라 생각하고 완벽한 남자의 사랑을 바라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너무 여성스럽게 혹은 나약하게 그리지 않는다. 동성애를 떠나 사회에서 거부당하고 존재 자체를 무시당하며 살아온 아픔을 담담하게 전하면서 오히려 발렌틴보다 더 '인간적인' 캐릭터로 탄생한다. 때문에 작품 속 두 사람의 사랑은 '동성애'라는 개념보다 그저 '사랑'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발렌틴 역의 송용진(왼)과 몰리나 역의 이명행

물론 발렌틴이 몰리나에게 마음을 여는 결정적 계기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두 사람에게 몰입할 수 있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 감옥이라는 한정된 장소 안에서 짧지 않은 두 시간을 흡인력 있게 끌고 가는 힘은 결국 배우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미묘하게 변해가는 감정을 긴장감 있게 전달하면서, 흔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관객들은 설득당해 집중할 수밖에 없다. 몰리나 역은 배우 이명행, 이이림, 김주헌, 김호영이, 발렌틴 역은 배우 송용진, 박정복, 문태유, 김선호가 맡았다.

배우들의 열연과 더해 철창으로 만들어진 무대는 감방이라는 장소의 차가움을 그대로 전하고, 조명과 피아노 연주 소리는 인물들의 감정을 극대화해 전달한다. 특히 두 인물이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 어두운 그림자의 활용과 절묘한 배경음악은 그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상상까지도 자극한다.

극중 발렌틴은 가석방으로 나가기 전 몰리나에게 "약속해. 사람들이 너를 존중하게끔 한다고. 누구도 너를 이용 못하게 한다고. 약속해, 네 자신을 폄하하지 않겠다고."라고 당부한다. 사상과 이념을 극복하고 사랑을 넘어 서로를 존중하게 된 두 사람. 이들의 농도 짙은 이야기를 담은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오는 2월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악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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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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