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가 더 강력해진 캐스트와 개연성있는 서사, 살아 숨쉬는 캐릭터로 돌아온다.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영석 프로듀서와 노우성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배우 김수용, 정동하, 윤형렬, 이창섭, 최수형, 에녹, 백형훈 등이 참석했다.
이날 프레스콜 시연에서 차분하고 묵직한 백형훈의 내레이션 이후 등장한 포우 역의 김수용은 비범한 외모와 카리스마 넘치는 몸짓, 섬세함과 강렬함을 오가는 보컬로 넘버 '매의 날개'를 소화했다. 예민함과 광기를 갖춘 포우로 변신한 그의 무대는 '애드거 엘런 포'의 강력한 첫인상을 전하기 충분했다.
단숨에 뮤지컬 주연으로 발돋움한 이창섭은 포우 역을 맡아 천재적인 작가의 광기를 드러내면서도 살인 사건을 분석하는 여유로운 연기로 발전을 단박에 느끼게 했다. 윤형렬은 짙고 깊은 고음으로 무대를 압도했고, 수많은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게 했다.
포우 역의 김수용은 "너무나 음악을 좋아하고 동경해왔던 작품이다.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하 역시 "멋진 역할을 맡게 돼서 영광이고 공연이 기대된다.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작품"이라고 첫 소감을 얘기했다.
지난해 초연 당시 그리스월드 역을 연기했던 윤형렬은 이번엔 역할을 바꿔 포우 역으로 무대에 선다. 그는 "감회가 새롭고 카타르시스가 있는 작품"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창섭 역시 "훌륭한 선배들과 공연하게 돼 기쁘다. 누가 되지 않고 멋진 공연하겠다"고 주연을 맡은 소감을 말했다.
노우성 연출은 이 뮤지컬을 "포우의 삶, 시에 대한 몽타주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우의 내면과 시를 단면으로 잘라서 관객에게 선보인다. 어떡하면 포우의 삶과 시를 좀 더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을가가 재연에서도 포인트였다. 초연에서 불친절했던 서사를 보충하고 앙상블과 주요 배역들과 경계를 좀 더 분명히해서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 불편함이 없게 했다"고 이번 시즌 달라진 연출 포인트를 얘기했다.
특히 천재 작가 포우와 대립선 상에 있는 그리스월드는 이 극의 무게를 잡는 동시에 다면적인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중요 인물이다. 최수형은 "초연 때는 포우를 향한 열등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번에는 엘마이라와 신이 추가되면서 그리스월드의 노선이 좀 더 분명해졌다"고 그리스월드 역을 분석했다.
이어 "천재적인 작가가 나타나면서 나한테까지 위협이나 영향이 미칠까봐 두려워한다. 성직자란 이름으로 살면서, 열등감에서 포우를 파멸로 이끄는 인물이다. 초연보다는 좀 더 압박감을 포우에게 더 강하게 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본 공연을 기대하게 했다.
백형훈은 "어두움, 파멸, 공포, 서늘함이 떠오르는 그리스월드 역이지만, 제가 나이가 좀 어리기도 하고 스스로 무서운 사람이라고 해봤자 위압감이 뿜어져 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 않나 한다"면서 "그리스월드가 나왔을 때 좀 예상을 깨고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느껴지게 표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박영석 프로듀서는 "포우를 작품이든 한국에 소개하고 싶어진다는 건 음악 때문"이라며 "음악이 정말로 훌륭했고 이 뮤지컬은 사실 완성작이 아니었다. 영국에서 쇼케이스 올렸다가 미완성으로 남은 걸 한국에서 완성을 시켜서 올렸다. 음악이 주는 에너지가 가장 기본적인 동기였다"고 포우를 한국에서 제작한 이유를 밝혔다.
박 프로듀서는 "재연의 에드거 앨런 포는 초연 때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 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고 싶었다. 첫 작품은 굉장히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많았다. 이번에는 더 구체적이고 전체 스토리가 연결이 된다. 검은 고양이,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까마귀 등 포우의 작품이 다 녹아들어있다. 천재적이고 정신병력이 있어도 포우가 인간이라는, 그리고 점점 망가져가는 모습. 그를 뒤에서 조종하는 그리스월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세기를 앞선 천재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드라마틱한 삶과 작품을 통해 위대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2018년 2월4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주)쇼미디어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