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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사랑·욕망을 노래하다…국립창극단 '산불' 25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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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산불'이 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진=국립극장 제공>

[뉴스핌=최원진 기자] 우리나라 최고의 사실주의 희곡이 창극으로 탄생한다.

24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국립창극단 '산불'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하이라이트 세 장면이 취재진 앞에 시연됐다.

'산불'은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라 손꼽히는 차범석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6.25 전쟁이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깊은 내면에 초점을 맞춰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으스스한 액자식 구성에 까마귀들, 전쟁에 죽은 남자 귀신들, 점례의 남편 등 새로운 등장인물을 더해져 색다른 창극으로 재탄생했다. 음악감독 장영규는 판소리 고유의 곡조 양식을 해체, 현대적인 음향과 재조합해 층을 쌓는 방식으로 새로운 음악을 완성했다. 현대적인 음악과 눈이 즐거운 무대 연출, 국립창극단 아티스트들의 훌륭한 가창력 모두 감탄할만한 무대라 할 수 있다.

24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국립창극단 '산불' 프레스콜에서 규복 역의 김준수와 점례 역의 이소연이 서로를 안고 있는 장면 <사진=국립극장 제공>

첫 번째 장면에서 규복(김준수)은 빨치산에서 도망쳐 나와 점례(이소연)에 도움을 청한다. 점례는 빨갱이로 오해받아 사살될 위험에 처한 규복을 마을 뒤 대나무밭에 숨기고 극진히 보살핀다. 무대 전면은 마을, 뒷면은 대밭으로, 이는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사회와 숨겨야 하는 인간의 욕망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 장면은 과부 사월(류가양)이 늦은 밤 규복을 만나기 위해 대밭으로 향하는 점례의 뒤를 밟는다. 점례와 규복의 관계를 안 사월은 규복을 함께 공유하지 않으면 마을 사람들에 이 사실을 알겠다고 협박한다. 결국 점례는 사월과 하루씩 번갈아 가며 규복을 공유한다. 규복이 몸을 숨기는 대밭은 극한 상황 속에서도 들끓는 인간의 욕구와 본능을 표출하는 곳이며, 규복은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본능 자체다.

24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국립창극단 '산불' 프레스콜에서 임신 사실을 들킨 사월 역의 류가양이 마을 사람들 앞에서 억울함에 소리치는 장면 <사진=국립극장 제공>

세 번째 장면은 사월의 임신 소식이 전해지며 마을이 시끌벅적해진다. 유엔군 장교와 사병들에 의해 불에 태워진 대밭. 규복은 불길에서 빠져나오다 사병들에 발각돼 총살당한다. 사월은 양잿물을 먹고 자살하고 점례는 슬픔을 노래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에 솔직했던 사월의 죽음, 솔직했지만 현실과 타협을 포기하지 못했던 점례, 두 여인의 갈망의 대상이였던 규복의 삼각관계는 그렇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한편 국립창극단 '산불'은 25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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